디지털 시대에 책 읽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 건 더 이상 뉴스도 아닙니다. 영상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해진 우리는 더 이상 긴 글에 집중하기 힘들어졌죠. 그런데도 어떤 책은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습니다. ‘책 안 읽는 시대’라 해도 여전히 책에 끌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는 이유와, 그런 흐름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사랑받는 책들의 특징에 대해 다뤄봅니다. 그리고, '이건 다르다'는 반응을 끌어내는 책의 비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정보 과잉 시대, 집중력은 왜 책에서 멀어졌을까?
현대인은 하루 평균 3~5시간 이상을 스마트폰에 소비합니다.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짧고 강렬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한 시간 동안 한 권의 책에 집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더 빠르게, 더 많이 정보를 소비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책은 본질적으로 ‘느리고 깊이 있는 매체’입니다. 이 속도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바로 요즘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요즘의 일상은 너무 바쁩니다. 출퇴근 시간, 업무 스트레스, 수면 부족까지. ‘책을 읽어야지’라는 마음은 있지만, 막상 책을 펴면 눈꺼풀이 무거워집니다. 많은 이들이 "책을 좋아하긴 하는데, 시간이 없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시간 부족’보다는 ‘에너지 부족’ 일 수 있습니다. 영상은 피곤한 눈에도 쉽게 들어오지만, 글자는 뇌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런 정보 피로 속에서도 어떤 책은 ‘끝까지 읽혔다’, ‘다시 읽고 싶다’는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입니다. 분명히 책을 싫어하던 사람도 빠져드는 책이 있다는 건, 콘텐츠 그 자체에 특별한 힘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건 다르다"는 반응을 이끌어낸 책들의 공통점
책을 잘 안 읽는 사람들이 "이건 다르다"라고 말하는 순간은 공통적인 특성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짧고 몰입도 높은 문체입니다. 과거처럼 길고 문어체로 가득한 글은 피로감을 줍니다. 반면 요즘 인기 있는 책들은 SNS처럼 짧은 단락, 공감 가는 표현, 현실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 쉽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같은 책이 대표적 예죠.
두 번째는 스토리텔링 중심의 구성입니다.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쓰인 책보다, 이야기가 있는 책은 훨씬 읽기 쉽고 흥미를 자극합니다. 에세이든 실용서든,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독자와의 거리를 좁혀줍니다.
세 번째는 비주얼과 감성의 결합입니다. 책 표지 디자인, 챕터 사이에 들어간 일러스트, 강조된 문장 디자인 등은 시각적인 자극을 더해줍니다. ‘눈으로도 즐길 수 있는 책’이 많아졌다는 것은 책이 더 이상 글자만 가득한 매체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영상세대’가 다시 책에 관심을 갖게 만든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결국 "이건 다르다"는 말은, 그 책이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감각을 줬다는 의미입니다. 빠르게 소비하던 디지털 콘텐츠와는 다른 깊이, 그리고 감정적인 울림을 주는 책이기에 가능한 반응입니다.
책을 싫어하던 사람도 끌리는 새로운 독서 포맷
책을 안 읽는 시대지만, 새로운 형태의 ‘책’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디오북은 눈이 아닌 귀로 책을 읽는 방식으로 바쁜 현대인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출퇴근길, 요리할 때, 산책할 때 등 손과 눈이 자유롭지 않을 때도 책과 함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또한 웹소설, 웹툰형 스토리북도 ‘책을 안 읽는 사람’을 위한 입문용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는 기존 독자뿐 아니라, 스토리 기반의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까지 자연스럽게 독서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마이크로 에세이나 짧은 챕터형 콘텐츠도 트렌드입니다. 한 챕터가 2~3페이지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어, 틈새 시간에 쉽게 읽을 수 있는 구조죠. 이러한 책들은 '작은 성취감'을 줘서 독서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다음 페이지로 이어지게 만듭니다.
결국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더 이상 고정된 태도가 아닙니다. 책의 포맷과 콘텐츠가 달라지면, 독자의 태도도 달라진다는 것을 2025년의 출판 트렌드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책이 나빠서'가 아니라, 지금의 책이 그들의 일상과 맞지 않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지금은 그런 간극을 메우는 새로운 책들이 많습니다. 몰입도 높은 문체,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까지. 이제 당신도 ‘책은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벗고, “이건 다르다”라고 느낄 책을 찾아보세요. 독서의 즐거움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