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에게 책은 종종 ‘의무’처럼 느껴집니다. 독후감 과제, 필독서 시험, 재미없는 고전들… 그래서인지 “책은 지루하다”는 반응이 많죠. 하지만, 그 말은 ‘재미없는 책을 읽었기 때문’ 일 가능성이 큽니다. 정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구성을 가진 책이라면 책을 싫어하던 10대도 스스로 끝까지 읽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책들만 골라 소개합니다. 읽는 순간 빠져들고, 읽고 나면 기억에 남는 책 3권을 만나보세요.
독서가 좋아지는 소설,『쇼코의 미소』
장류진, 정세랑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도 반드시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10대, 특히 여학생들에게 강한 공감을 얻은 책으로, 복잡한 줄거리나 사건 없이도 감정을 흔드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은 여러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이야기마다 주인공의 감정과 상황이 현실적이고 섬세하게 그려집니다. ‘쇼코’라는 인물과의 만남, 가족 간의 거리감, 친구 사이의 오해, 나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시기 등이 조용히 펼쳐집니다. 책을 읽고 나면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엿본 듯한 느낌과 말하지 못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무거운 표현 없이도, "이건 내 얘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독서는 더 이상 지루하지 않습니다. 또한, 단편 구성이라 하나씩 읽어도 되고, 순서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책을 싫어하는 10대에게 추천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10대도 공감할,『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작가의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이건 진짜 현실 그 자체다”라는 후기가 많은 소설입니다. 주인공 ‘체리’는 겉으로는 조용하고 튀지 않는 학생이지만, 마음속에는 말하지 못한 감정과 생각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블로그 비밀글에 일기를 씁니다. 그 비밀글 속에는 친구 사이의 거리, 부모에 대한 서운함, 자존감의 흔들림, 학교라는 작지만 복잡한 세계에 대한 솔직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깁니다. 이 책은 챕터가 짧고, 문장이 쉽고, 마치 블로그 글처럼 친숙한 스타일로 책을 안 읽던 10대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거 내 얘기야?’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많아 감정 몰입도가 매우 높고,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SNS 세대인 10대에게는 이야기가 매우 익숙하게 느껴지고, 읽고 난 후에는 “책이 이렇게 재밌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독특한 이야기 설정,『페인트』
이호건 작가의 『페인트』는 설정부터 독특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부모 후보’를 면접 보고 선택하는 사회. 이 기발한 설정은 10대에게 상상력과 흥미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주인공 ‘재인’은 보호소에서 생활하는 아이로, 국가 프로그램 ‘페인트’를 통해 미래의 부모 후보들을 만나 질문하고 관찰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진짜 어른이란 무엇인지, 가족이란 무엇인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존재란 누구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이 소설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전개가 빠르고 흥미진진하여 10대 독자가 쉽게 빠져들 수 있습니다. ‘가족’, ‘부모’, ‘어른’이라는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개념을 뒤흔들면서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나는 어떤 어른을 믿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는 순간, 이 책은 단순한 청소년 소설을 넘어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 됩니다.
책을 싫어하는 10대에게도 “이 책은 끝까지 읽었어!”라는 경험은 분명 가능합니다. 중요한 건 그들의 언어와 감정에 맞는 책을 만나는 것이죠. 『쇼코의 미소』는 감정을 건드리는 단편소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현실 그대로의 학교 이야기 ✔️『페인트』는 흥미로운 설정과 깊은 메시지가 공존. 이 세 권은 문장이 쉽고, 몰입감이 뛰어나며, 10대들이 직접 “재미있었다”라고 말한 책입니다. 지금, 책을 멀리하는 10대에게 이 중 한 권을 권해보세요. 독서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